가부키 해외 공연의 역사는 1928년의 소련(현 러시아) 공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. 이 공연은 예상을 뒤엎는 성공을 거두었다.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부키가 방문한 나라와 도시는 38개국 115개 도시에 달한다(2019년 11월 현재).
‘가부키는 여행하는 대사관’ – 이는 1978년 오스트레일리아 공연의 현지 극평 중 한 문구로, 해외 공연의 의의를 한마디로 표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. 해외 공연은 정치 경제와는 다른 ‘문화’라는 측면을 통한 국제 교류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.
가부키가 발전시켜 온 독특한 연기와 미의식은 해외에서 놀라움과 찬사의 대상이 되었으며, 그 높은 평가는 일본 내에서 가부키를 재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. 현재의 해외 공연은 일본의 고전 예능 가부키의 소개라는 당초의 목적뿐만 아니라 ‘헤이세이나카무라자’의 해외 공연이나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가부키 공연 등 오늘날의 가부키를 알리는 목적으로도 열리고 있다.
특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연은 가부키를 해외에서 흥행시킬 때 어떻게 현지화할 것인지를 시야에 둔 공연이었다. 2015년에는 호텔 벨라조의 분수에서 ‘고이쓰카미’를, 2016년에는 MGM 호텔 내 극장에서 ‘시시오’를 공연하는 등 각 회장에 맞춘 신작에 최신 영상을 곁들인 연출을 선보이기도 했다. 그리고 2017년에는 미국 포틀랜드 ‘일본 정원’에서 가부키 의상전을 여는 등 극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가부키를 알리는 보급 방법에 대해서도 모색하고 있다.